금융부실책임조사본부 김승언 본부장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예금보험공사 금융부실책임조사본부에 새로운 리더가 문을 두드린다. 부실 책임 규명과 공적자금 회수라는 핵심 임무를 수행해온 조사본부는 올해 ‘부실책임추궁 역량의 국가적 확장’이라는 과제를 중심에 두고 조직 역량을 재정비할 계획이다. 새롭게 부임한 김승언 본부장의 포부와 향후 계획을 들어본다.
금융시장의 복잡성에 대응하고, 금융사고와 부실을 예방하기 위해 예금보험공사에서는 법률과 수사의 전문성을 갖춘 검찰 인력을 영입해 금융부실을 효율적으로 조사하고, 책임 규명을 확실히 했다. 이번에 부임한 김승언 본부장은 금융·경제 사건을 포함해 다양한 유형의 범죄를 처리하며 조직 운영의 감각과 판단력을 키웠고, 금융부실의 원인을 구조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통찰력을 갖췄다.
금융부실책임조사본부는 금융부실의 원인을 밝히고, 부실 관련자를 찾아 책임을 규명하고, 공적자금을 환수해 금융시장이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게 하는 조사 전문 조직이라고 할 수 있다. 김 본부장은 지금껏 검사로 쌓아온 역량이 이 조직의 역할과 이어진다고 말한다.
“21년간 검사로 재직하며 매년 새로운 업무를 맡아 다방면의 공부를 한 것이 예금보험공사에 오기 위한 수련 과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1997년 예금자 보호제도 도입 당시 예금보험공사는 보험금지급모델(paybox)의 역할만 수행했지만, 금융 환경이 복잡해지고 부실금융회사의 구조조정 필요성이 증가하면서 예보의 책무가 확대되었다. 현재는 금융회사 보험사고 예방을 위한 리스크 감시, 보험금 지급 및 자금지원을 통한 부실금융회사 정리, 자산매각, 지원자금 회수 등 위험최소화모델(risk minimizer)로 기능이 진화했다. 단순한 사후 처리 기관을 넘어 금융 시스템의 안전성을 선제적으로 지키는 핵심 기관이 된 것이다. 이에 따라 김 본부장은 조사본부가 변화의 흐름에 맞춰 스스로 내실을 다지고, 전문 역량을 지속적으로 키워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조사본부는 국민과 직접 맞닿은 업무를 전담하는 부서로, 국민 혈세 낭비를 최대한 막고, 금융기관 파산으로 신음하는 국민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을 사명으로 합니다. 금융사고 뒤에는 수많은 예금자와 지역 상권, 협력업체가 함께 흔들리는 만큼, 우리의 판단과 조치가 미치는 영향은 절대 적지 않습니다. 국민을 보호하는 일에 한치의 소홀함이 있어서는 안 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김승언 본부장은 부실의 책임을 명확히 묻고 따지는 과정이 단순한 사후 대응이 아니라, 금융권 전반의 건전한 금융 생태계를 만드는 출발점이라고 말한다. 최근 금융거래가 고도화되면서 부실 구조는 더 복잡하고 은폐 방식은 정교해짐에 따라, 전문 역량 강화는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그는 예금보험공사의 감독 권한 밖의 상호금융권 부문의 구조적 한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예금보험공사의 영역 밖에 있는 상호금융권의 경우에는 실효적인 부실책임추궁을 기대하기 어려운 점도 있습니다. 금융사고의 파급력이 커지는 상황에서, 특정 영역에만 책임추궁 기능이 집중되어 있는 것은 국가 전체의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아쉬운 점이기도 합니다. 예금보험공사가 그동안 쌓아온 부실 책임 추궁 역량을 국가적 역량으로 확대, 강화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 업무를 추진할 예정입니다.”
가상자산의 제도적 위치가 재정립되고, 스테이블코인의 법제화와 다양한 실물·금융자산의 토큰화가 활발히 논의되고 있는 상황에서 금융 생태계는 그 어느 때보다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김승언 본부장은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호흡을 가다듬고 예금보호의 본질을 다시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예금자 보호제도가 어떻게 생기게 되었는지, 우리는 무엇을 지키기 위해 존재하는지, 그 본질을 탐구하는 과정에서 예금보험공사의 방향성을 더 명확하게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습니다.”
그는 예금보호의 본질은 금융시스템 전반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유지하는 것에 있다고 본다. 급변하는 금융 환경에서 예금보험공사의 정체성과 역할을 다시 정립해야 새로운 위험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고, 국민의 자산을 지키는 마지막 보루라는 본질도 변치 않을 것이다.
“조직도 우리의 삶처럼 수많은 선택 앞에 놓입니다. 어떤 결정이 정답일지는 아무도 알 수 없죠. 하지만 한 번의 잘못된 선택이 조직을 위험에 처하게 합니다. 정답의 확률을 올릴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소통입니다. ‘내 판단’이 우선이라는 생각 보다 ‘우리 함께’라는 생각으로 서로 자유롭게 소통하면서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만들어 갔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