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보험공사 홍보전문위원
박용후 관점디자이너
예금보험공사는 지난 4월, 홍보 전략 강화를 위해 박용후 관점디자이너를 홍보전문위원으로 위촉했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핵심 역량과 더불어
전략적 소통이 필수적이다.
예금보험공사는 박 위원과의 인터뷰를 통해 홍보의 본질과 가치, 그리고 소통이 조직에 가져오는 변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예금보험공사는 앞으로도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을 바탕으로 국민과의
신뢰를 더욱 공고히 해나갈 계획이다.
많은 기업이 제품 개발, 생산, 마케팅, 재무 등에는 적극적으로 투자하면서도 홍보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때로는 투자우선 순위에서 밀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기업이 위기에 직면했을 때, 홍보는 단순히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기능이 아니라, 기업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전략 자산입니다. 성장을 앞당기는 가속기 역할도 할 수 있죠.
“우리는 품질로 승부한다”는 말 자체는 맞습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아무리 좋은 제품이라도, 시장이 그 가치를 ‘모르면’ 의미가 없습니다. 기술력 하나로 세계 시장을 휩쓴 테슬라도 그 성장을 이끈 건 엘론 머스크의 ‘PR 감각’이었습니다. 엘론 머스크의 PR 감각이 없었다면 지금의 테슬라는 없었을 겁니다. 그는 트위터 하나로 주가를 움직이고, 언론과의 직접 소통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설계해왔죠. 방식은 전통적인 홍보와 다르지만, 본질은 같아요. 시장과의 소통이 곧 전략입니다.
홍보는 기업 철학,
태도, 비전 등을 사회와
연결하는 통로이자 전략입니다
국내 굴지의 반도체 장비 회사인 A사는 10년 넘게 글로벌 공급망을 확장해 왔지만, 미디어에 거의 등장하지 않다 보니 인지도가 낮았고, 시장에서 받는 평가도 기대만큼 따라오지 못했어요. 특히 B2B 기업일수록 일반 소비자 대상이 아니다 보니 홍보가 덜 중요하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그건 홍보의 전략적 가치를 잘 몰라서 생기는 착각입니다. 기술력과 성과를 시장에 전달하지 않으면, 평가와 신뢰 형성에 한계가 생깁니다.
홍보는 위기 발생 후 불을 끄는 소방관이 아닙니다. 진짜 PR은 불이 나기 전에 ‘소화기가 어디에 있는지’를 설명하고 미리 알리는 역할이에요. 위기 때 아무리 잘 대응하더라도 평소 시장과 신뢰를 쌓지 않았다면 고객도, 언론도, 파트너도 기업의 말을 믿기 어렵습니다. 홍보는 ‘기사 몇 개’가 아니라 ‘신뢰를 축적하는 일’이며, 브랜드와 기업의 태도를 지속 가능하게 설계하는 과정입니다.
맞습니다. 홍보는 기업 레벨의 리스크 관리 전략입니다. 동시에 기업의 철학과 태도를 대중에게 번역해 주는 시스템이기도 하죠. 구조적으로 보면, 매우 핵심적인 경영 기능입니다.
홍보에 들어가는 예산은 인건비가 아니라 ‘미래에 대한 투자’입니다. 나이키의 ‘Just Do It’이나 애플의 ‘Think Different’ 같은 문구는 광고 문구가 아니라 기업 철학입니다. 오랜 시간, 일관된 홍보전략으로 전 세계에 각인시킨 결과죠. 홍보팀은 외부 고객과 대화하고, 내부 직원에게 기업의 방향을 공유하며, 위기 상황에서도 기업의 목소리를 유지하도록 돕는 팀입니다.
제품과 서비스가 아무리 뛰어나도, 그 안에 담긴 철학과 태도를 세상에 알리지 못하면 기업은 평가받기 어렵습니다. 소비자는 ‘무엇을’ 사는지가 아니라, ‘누구에게서’ 사는지를 중요하게 여깁니다. 홍보는 기업 철학, 태도, 비전 등을 사회와 연결하는 통로이자 전략입니다.
PR을 소홀히 하는 리더는 브레이크 없이 내리막길을 달리는 차량과 같습니다. 멈춰야 할 때 멈출 수 있는 힘, 성장할 때 더 크게 뻗어나갈 수 있는 힘, 그것이 바로 홍보의 가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