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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만드는 예보광장

예금보험공사 직원들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특별한 코너 ‘함께 만드는 예보광장’. 이번 호에서는 직원들이 직접 들려주는 AI 활용 경험부터 일상을 채우는 다양한 취미 이야기까지, 예보인의 개성과 목소리를 함께 나눕니다.

구글링 시간을 2시간에서
10분으로 줄여주는 AI
(ChatGPT 리서치 기능)

금융회사경영지원부
이승태 선임조사역

저는 개인적으로 통계 모델링에 대해 관심이 많아서 가끔씩 인터넷 검색을 하면서 공부를 합니다. 예전 같았으면 포털 사이트에 키워드를 치고 의미 있는 자료들을 찾기 위해 수십 페이지를 뒤지다가 제 눈이 빠지는 그런 상황이 펼쳐졌겠죠. 그렇게 한 땀 한 땀 수작업으로 자료를 고르고 정리하다 보면 최소 2시간입니다.
그런데 이제는 이런 작업을 AI를 활용하면 금방 끝낼 수 있습니다. 바로 ChatGPT의 리서치 기능을 쓰면 되는데요. 말 그대로 원하는 것을 찾아서 보고서를 써주는 것에 특화되어 있는 기능입니다. 채팅창의 “+” 버튼을 누르면 리서치 기능 버튼이 나오는데, 그걸 눌러 주시고 지시하면 됩니다. 이 기능이 진국인 게, 제가 애매하게 지시를 하면 명확하게 지시하라고 AI가 추가 질문을 던져줍니다!
10~15분 정도만 기다리면 AI가 결과물을 줍니다. 물론 처음부터 완벽한 결과물이 나오진 않습니다. 여전히 의미 있는 인사이트에 도달하려면 사람의 고민이 많이 필요하죠. 그리고 가끔씩 이상한 출처를 가져와서 결과물을 보여주기 때문에 철저한 검수는 필수입니다! 그럼에도 초안이 있는 상태에서 보완을 시작하는 것과 맨땅에 헤딩하는 것과는 천지 차이 아니겠습니까? 저에게 AI는 그럴듯한 초안을 주는 훌륭한 직원입니다.
아직 AI와 친하지 않은 분들께 조심스럽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예전에는 “바빠서 못해요”, “시간 없어서 못해요” 하던 일들을 이젠 AI를 써서 빠르게 할 수 있는 시대가 도달했습니다. 더군다나 AI의 발전 속도가 빨라서 “1년 전에 AI 성능이 생각보다 안 좋네~” 했던 일들이 지금은 가능할지도 모릅니다. 따라서 AI가 지금은 조금 부족해 보여도 본인 곁에 두고 성능을 주기적으로 체크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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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AI로 찾는 일본 여행의 숨은 팁

디지털혁신부
이종범 조사역

최근 엔저와 국내 여행 물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방일 한국인 관광객 수가 꾸준히 증가하며, 2024년에는 연간 882만 명을 기록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또한 정보기술 발달로 여행사는 물론 다양한 경로에서 방대한 여행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되었고, 특히 생성형 AI의 등장은 원하는 정보를 쉽고 빠르게 탐색하는 새로운 방식을 제시하고 있다. 그럼에도 많은 여행자들은 AI를 일정 작성이나 음식점·관광지 추천 등 단편적인 용도로만 활용하는 데 그치는 경우가 많다. 이에 글쓴이는 일본 여행에서 직접 겪은 사례를 토대로, 생성형 AI를 보다 전략적이고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 사례 1
여행 중 캐리어 보관

교토부 최북단의 아마노하시다테를 방문한 글쓴이는 큰 캐리어 때문에 산책로와 전망대 관광이 어려웠다. 코인락커 이용은 가능했지만 비용 부담이 있었다. 이때 생성형 AI에게 “역 근처에서 캐리어를 저렴하게(또는 무료로) 맡길 수 있는 곳”을 물어보자, 현지 여행 브이로그·블로그 정보를 바탕으로 여행객의 짐을 무료로 보관해주는 기념품 가게를 안내해 주었다. 이를 통해 비용 없이 짐을 맡기고 가볍게 관광을 즐길 수 있었다.

시사점
AI는 단순한 ‘짐 보관처’가 아니라 가격·위치·동선을 고려한 맞춤형 해법을 제시한다. 검색엔진에서는 찾기 어려운 로컬 정보를 AI가 요약된 형태로 제공해 정보 탐색 효율을 높여준다.

+ 사례 2
지도 앱이 놓치는
‘최단·최저가 루트’ 찾기

간사이국제공항에서 고베로 이동 시 구글맵은 오사카 경유 열차 노선을 기본 추천한다. 이 경로는 약 1,400엔, 1시간 30분이 걸린다. 그러나 AI에 “외국인이 저렴하고 빠르게 갈 수 있는 방법”을 묻자, 방일 외국인은 500엔으로 이용 가능한 ‘베이셔틀(공항–고베항 페리)’을 알려주었다. 실제 이용해 보니 약 30분 만에 고베에 도착해 시간·비용을 모두 크게 절약할 수 있었다.

시사점
지도 앱 기본 경로가 반드시 최적은 아니다. 특히 외국인 할인, 페리·셔틀 등 특수 교통수단이 누락되기 쉽다. AI는 조건(시간·비용·환승 최소화 등)을 반영해 교통 옵션을 비교해줘 훨씬 전략적인 이동 설계를 가능하게 한다.

+ 사례 3
항공사·지자체 관광 프로모션 찾기

도쿠시마 여행을 준비하던 글쓴이는 AI에게 “방일 외국인을 위한 지역 교통·관광 혜택”을 문의했다. 그 결과, 도쿠시마 현에서 외국인에게 2일간 무료 버스 패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정보를 확인했다. 이를 바탕으로 시내 이동과 관광지를 모두 버스로 해결하는 비용 절감형 일정을 구성할 수 있었다.

시사점
외국인 대상 무료 패스나 지역 쿠폰은 잘 알려지지 않거나 일본어 정보로만 존재하는 경우가 많다. AI는 “지역 + 외국인 혜택” 조합을 통해 이런 숨은 정보를 효율적으로 찾아내며, 교통비를 ‘0원’으로 두고 동선을 설계하는 등 여행 디자인 자체를 혁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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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미술관에 가는 이유

홍보실
김기영 팀장

홍보실에서 일하며 기자들을 자주 만나게 되었다. 그러다 보면 “주말엔 뭐 하세요?”, “취미가 있으신가요?”, “미술관에 왜 가세요?”라는 질문을 종종 듣는다. 이해는 되지만 막상 답하기는 쉽지 않다. 싫어하는 이유는 다양하게 설명할 수 있어도, 좋아하는 건 그저 좋기 때문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으니까.
사실 나도 처음부터 미술을 좋아했던 것은 아니다. 계기는 우연이었다. 작년 여름, 경남 산청 수선사에서 최성숙 화백의 전시를 보게 되었고, 잠시 더위를 식히러 들렀다가 생애 처음으로 그림을 구매했다. 미술부 활동도 억지로 했던 어린 시절, 루브르와 오르세를 의무감에 들렀던 여행 경험 정도뿐이던 나에게 그림을 산다는 일은 낯설고도 신기한 일이었다.
하지만 한 점의 소장품이 생기자 모든 것이 달라졌다. 작가가 궁금했고, 작품 세계와 삶을 알고 싶어졌다. 그 과정에서 최성숙 화백이 세계 3대 조각가라 불린 문신 작가의 부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의 책을 읽고 창원 문신미술관까지 찾아갔다. 이후 문신 작가와 활동을 함께한 천경자 화백을 알게 되었다. 그녀의 작품 속 공허한 눈빛, 화려한 꽃, 석채 안료의 반짝임을 보고 왜 그가 ‘꽃과 여인의 화가’, ‘정한의 화가’라 불리는지 바로 이해할 수 있었다. 좋아지니 자연스레 더 알고 싶어졌다. 관련 서적을 찾아 읽고, 누하동 옛 집터와 전남 고흥 생가까지 찾아갔다. 마침 2024년 탄생 100주년 특별전도 열렸다. 그 과정에서 김환기, 박래현, 박고석, 유영국, 황염수, 한묵, 임직순 등 주변 예술가들의 세계까지 확장되며 미술이 일상의 중요한 부분이 되었다. 온라인에 없는 책은 광주의 미술 서점에서 직접 구하기도 했다.
이제 누군가 “그림이 왜 좋은가요?”라고 묻는다면 말할 수 있다. 그림 너머로 작가가 살았던 시대와 감정, 그들과 얽힌 사람들의 마음까지 읽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천경자 화백의 작품은 석파정 서울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 전남도립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등에서 볼 수 있다. 이번 주말, 그녀의 세계를 직접 만나보는 건 어떨까.
* 서울옥션, K옥션 등에서 거의 매회 천경자 화백의 작품이 출품되므로 무료로 현장에 방문해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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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경자 화백 전시회 포스터(출처 : 석파정서울미술관)

나는 퇴근 후 성수에서
물감과 데이트한다

성과경영실
박은진 조사역

무엇보다 “이건 본업이 아닌 취미”라는 사실을 잊지 않는 것이 중요했다. 처음엔 생각대로 손이 움직이지 않아 막막했지만, 선생님이 “물감 잘못 칠한다고 인생 망하지 않는다. 다시 하면 된다”고 말해준 뒤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그 순간부터 과감해졌고, 붓질도 자연스러워졌다. 내가 상상하던 수채화에 조금씩 가까워지는 게 느껴졌고, 선생님도 터치가 좋아졌다고 칭찬해 주었다. 요즘은 “내가 홍대 미대생이다!”라는 마음으로 온전히 그리는 즐거움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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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실에서의 박은진 조사역

+ TIP
나만의 팁

화실을 고를 때는 두 가지를 추천한다.
첫째, 재료를 제공하는 화실. 초보자는 어떤 용품이 맞는지 알기 어렵고 비용 부담도 크기 때문이다. 둘째, 취향이 맞는 선생님 찾기. 수채화도 스타일이 다양해 처음엔 선생님의 방향을 따라가기 쉽다. 인스타·블로그 등을 통해 선생님과 화실 작품을 확인해보면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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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완성한 수채화

새가 되어 풍경을 감상하자
드론 비행 촬영

예금보험연구소
김태균 차장

어릴 때부터 하늘을 나는 것에 대한 동경이 있었다. 최근 가격 대비 성능이 좋은 드론이 많이 출시되고, 이를 취미로 즐기는 사람들도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관심이 더 커졌다. 직접 조종해 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고, 그때부터 드론을 취미로 시작하게 됐다.
드론을 날리며 가장 크게 느끼는 즐거움은 시야가 완전히 달라진다는 점이다. 평소 걸어 다니며는 볼 수 없던 풍경을 하늘에서 내려다볼 수 있고, 촬영을 거듭할수록 구도나 움직임을 생각하게 되면서 촬영 기법도 조금씩 향상되는 것이 느껴진다. 빠른 속도로 비행할 때는 자연스럽게 집중과 몰입이 이루어져, 일상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잠시 내려놓을 수 있다는 점도 이 취미의 큰 매력이다.
드론을 처음 시작하려는 사람이라면 꼭 고가의 장비부터 준비할 필요는 없다. 저렴한 제품이나 중고 장비, 완구용 드론이나 헬리콥터로 가볍게 시작해도 충분하다. 직접 해보며 이 취미가 나에게 잘 맞는지 먼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드론은 아무 장소에서나 날릴 수 있는 취미는 아니다. 관련 규정을 미리 숙지하고, 안전 수칙을 지키며 비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신앙의 겨울이 온다면
이창동「밀양」

안전경영실
구동현 선임조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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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밀양〉 공식 포스터

겨울을 떠올리면 나목이 생각난다. 나무는 추위 앞에서 잎을 모두 버리고 맨몸으로 선다. 거짓과 군더더기가 떨어져 나가고 핵심만 남는다. 영화 「밀양」을 보며 나는 신앙과 관계의 핵심이 무엇인지 자문하게 되었다. 김현승 시인이 말한 “신앙이 시퍼런 겨울의 입증의 칼날 위에 서는 날”, 인간은 어떤 신념을 옹호해야 하는가.
영화에서 ‘밀양(密陽)’은 ‘비밀스러운 햇빛’을 뜻한다. 마지막 장면에 비치는 빛도 여름의 강렬함이 아니라 희망인지 절망인지 모를 겨울의 은밀한 빛이다. 이 빛은 하나님·진리를 상징하면서도, 감춰진 절망과 구원의 모순을 품은 공간이기도 하다.
신애(전도연)는 아들과 새 출발을 위해 밀양에 내려오지만, 유치원장이 아들을 유괴하고 신애가 가짜 돈을 두고 오자 결국 아이를 살해한다. 절망 속에서 신애는 기독교에 기대지만, 꿈속에서 아들을 반복해 만나고, 유괴범에게 가짜 돈을 건네는 등 스스로도 의심과 거짓의 흔적을 가진 인물이다.
그럼에도 신애는 “원수를 사랑하라”는 가르침을 실천하려고 교도소에 찾아간다. 그러나 유괴범은 이미 스스로 회개해 죄사함을 받았다며 맑고 평온한 얼굴로 말한다. 피해자인 신애가 용서할 기회조차 없었는데, 가해자가 먼저 구원받았다고 말하는 순간, 신애는 더 깊은 절망에 빠진다. 이 장면은 한국 영화사에서 가장 처참한 면회 장면으로 꼽힌다. 결국 신애는 종교 활동을 멈추며 흔들린다. 신앙이 시험대에 서는 순간은 결국 ‘원수를 사랑하는 것’이라는 불가능한 과제를 마주할 때일지도 모른다.
신애 주변에는 선량함과 순진함을 상징하는 인물들이 있다. 신애를 돕는 종찬(송강호), 교인들 등이지만, 그들의 선의는 신애의 고통을 실질적으로 이해하거나 치유하지 못한다. 유괴범의 전화를 받고 종찬을 찾아간 신애는, 그가 혼자 유흥에 빠져 있는 모습을 보고 도움을 요청하지 못한다. 둘 사이를 가르는 유리벽은 그 간극을 상징한다. 후반부에 종찬이 위로하려고 데려간 곳이 우연히도 유괴범의 딸이 일하는 미용실인 장면에서도 신애의 상처는 더욱 도드라진다.
결국 영화는 “원수를 사랑하라”, “네 이웃을 네 몸처럼 사랑하라”는 신앙의 명령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실천하기 어려운지를 묻는다. 단순한 선의나 집단적 행위만으로는 타인의 고통에 닿을 수 없다. 그 사랑은 공동체·죄·인간의 한계에 대한 깊은 성찰과 고통스러운 자기 인식 속에서만 겨울의 희미한 빛처럼 포착될 수 있다. 이 지점에서 「밀양」은 종교의 시선을 넘어 인간의 실존을 조명하는 영화가 된다.
나무가 잎을 버려야만 빛을 온전히 받을 수 있듯이, 우리는 공동체의 기대·선입견·비대한 자아라는 잎사귀를 떨구어야 한다. 나목처럼 떨며 스스로를 마주해야만 겨울 속에서 희미한 빛을 발견할 수 있다. 다시 봄이 오면 인간은 또다시 잎을 달아 거짓과 약함을 숨길 것이다. 그러나 겨울은 또 오고, 희망은 언제나 은밀하다. 그것은 스스로 포착해야 하는 비밀의 빛이며, 소설가 이상의 말처럼 비밀이 없는 삶은 재산 없는 것처럼 허전한 일인지도 모른다.
(이상, 「실화失花」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