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보험공사 직원들의 사연을 소개하는 특별한 코너 ‘함께 만드는 예보광장’. 이번 호에는 직원들의 여행 이야기와 영화·도서 감상 후기, 버킷리스트 이야기 등을 담아 소개합니다. 지금 생생한 이야기 함께 나누어봅니다.
막연히 여행지를 고민하며 항공권을 둘러보던 중 뉴욕 직항 항공권이 매력적인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어 급하게 항공권을 구매하고 일정 계획을 세웠다. 예전부터 뉴욕은 나에게 월가라는 상징적인 장소와 신고전주의 건물들, 격자형 도시구조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는 매력적인 도시로 각인되어 있었기에 일정을 짜는 데에 비교적 수월했다.
여행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충격적인 기억으로, 일정을 마친 뒤 숙소로 복귀하던 중 길 건너편에서 총성과 함께 누군가 편의점 앞에서 피살되는 장면을 목격했다. 눈앞에서 그런 사건을 직접 본 적이 없었기에 매우 충격적이었다. 행복했던 기억은 뉴욕의 3대 재즈바 중 하나인 ‘Blue Note’에서 가장 좋아하는 아티스트 ‘wave to earth’의 공연을 관람한 일이었다. 한국에서는 예매도 어렵고 가까이에서 공연을 보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데, 뉴욕의 재즈바 1열에서 음식과 술을 즐기며 그들의 공연을 본 경험은 최고의 순간이었다.
여행을 다녀온 후, 나는 도시 중심의 여행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이전까지 나는 오래된 역사와 문화유산이 있는 곳을 선호한다고 믿어왔기에, 뉴욕은 큰 매력을 느끼지 못했던 여행지였다. 그러나 이번 여행을 통해 ‘어디를 가느냐’보다 ‘어떤 경험을 하느냐’가 훨씬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여행지에서의 경험 자체가 더 의미 있고 값진 것이었다.
맨해튼의 격자형 도시계획 속 예외적인 대각선 도로인 브로드웨이는 원주민과 초기 정착민의 통행로였고, 이를 보존하면서 플랫아이언 빌딩과 같은 독특한 교차로가 형성되었다. 도심 속 거대한 센트럴파크, 모마(MoMA),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서의 예술적 경험, 맨해튼 스카이라인의 화려함 등은 뉴욕 여행을 꿈같은 기억으로 만들었다. 정말 추천할 만한 여행지였다.
기자의 대피라미드와 스핑크스
말로만 듣던 기자의 피라미드를 보기 위해 오픈런으로 방문했다. 호객 행위를 피하려는 의도였는데, 귀여운 낙타와 함께 구경할 수 있었고 생각보다 안정감도 있었다. 피라미드를 구성하는 돌 하나가 사람보다 훨씬 커서, 사진보다 100배는 더 웅장하게 느껴졌다. 어떻게 만들었을지 그저 신기할 따름이다. 저녁에는 피라미드 라이트 쇼도 열리는데, 화려하진 않지만 또 다른 광경이었다. 인근 루프탑에서 바라보는 것이 좋았다. 생각보다 추워서 담요는 필수다.
아부심벨 신전
아부심벨을 보기 위해 아스완으로 이동했다. 아부심벨은 나일강과 사막이 어우러진 도시로, 노을을 바라보며 펠루카 투어를 탔다. 펠루카는 무동력선으로 작은 돛단배라 생각하면 된다. 느긋한 풍경과 기분 좋게 부는 바람을 맞으며 ‘이런 게 행복인가’ 싶은 순간이었다. 고생하시는 모습에 팁을 드렸지만, 3배를 더 요구했다. 쉽지 않은 이집트 흥정이다. 아부심벨은 어쩌면 피라미드보다도 경이로웠다. 사막 한가운데에 있는 웅장한 람세스 2세 조각상 앞에서는 그저 감탄만 나왔다.
시와 소금호수
카이로에서 시와까지 가는 길은 쉽지 않았다. 수많은 검문소를 지나 8시간 넘게 차로 이동했다. 그렇게 도착한 시와에서 만난 푸른 소금호수. ‘몸이 둥둥 뜬다’는 말이 사실일까 반신반의했는데, 진짜였다. 슈퍼맨 자세도 가능했다. 시와에서는 내가 슈퍼맨! 단, 눈에 들어가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 실제로 눈에 들어갔을 때는 눈을 뜰 수가 없었다.
별이 쏟아지는 바하리야 사막
사막야영이 가능한 바하리야 사막 투어에서는 밤에 사막여우가 출몰한다 했지만, 아쉽게도 발자국만 볼 수 있었다.
투어 가이드들이 불을 피워주고, 모닥불을 둘러싸고 손으로 북을 치며 전통 노래를 부르는 모습은 낯설면서도 흥이 났다. 자연이 화장실이고 춥고 씻을 수 없어 불편했지만, 별이 쏟아지는 자연 속에서의 야영은 낭만을 채우기에 충분했다.
후루가다 오렌지베이 섬
후루가다는 유일하게 흥정 없이 맘 편히 즐길 수 있었던 곳이었다. 장시간 이동과 고된 흥정에 지친 몸과 마음을 쉬기 좋은 휴양지였다. 저렴한 금액에 식사, 음료, 간식, 액티비티가 모두 포함되어 있어 그저 천국 같았다. 귀여운 돌고래도 보고, 아름다운 홍해 바다를 즐길 수 있었던 오렌지베이 섬이었다.
사하라 사막 선셋투어
말로만 듣던 세계 최대의 사하라 사막은 상상하던 그 모습 그대로였다. 곱고 언덕 많은 모래 위에서 샌드보드도 즐기고, 롤러코스터처럼 아찔한 듄베이싱(사막 언덕을 4륜 구동으로 달리는 액티비티)도 잊지 못할 경험이었다. 투어를 마무리하며 선셋과 함께 마신 차 한 잔의 시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영화 <우리가 빛이라 상상하는 모든 것> 스틸컷
어떤 영화나 책은 제목이 가진 질량만으로도 사람들을 잡아당긴다. 빛과 상상에 대한 인도영화라니. 그 ‘힙함’과 중력에 이끌려 극장으로 향했고, 영화는 제목만큼이나 빛났다.
<우리가 빛이라 상상하는 모든 것>은 각자의 고향을 떠나 뭄바이의 한 병원에서 일하고 있는 세 여성에 관한 이야기다.
영화는 내레이션을 통해 뭄바이는 꿈의 도시가 아닌 ‘착각’의 도시이며, 그 착각을 믿어야만 미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다고 말한다. 영화 속 간호사인 프라바는 중매결혼 후 독일로 떠나버린 남편과 연락이 끊긴 지 오래다. 프라바와 함께 살고 있는 간호사 아누는 힌두교도임에도 무슬림 남자와 비밀 연애를 하고 있고, 병원 식당에서 일하는 파르바티는 살고 있는 집이 강제로 철거될 위기에 놓여있다. 영화의 후반부에 이르러 끝내 자신의 집을 지키지 못한 파르바티는 고향인 바다 마을로 돌아간다. 프라바와 아누는 그녀의 이사를 돕기 위해 이 여정에 동행한다. 시골 해변 마을에서 햇빛은 자연스레 인물들을 감싸고, 세 여자는 비로소 꿈 혹은 빛을 체험한다. 그리고 롱테이크로 촬영된 마지막 시퀀스와 클로징 트랙에서, 나 또한 은은하게 스며드는 빛과 온기를 느낄 수 있었다.
영화가 다루고 있는 ‘카스트 제도, 성차별, 도시 노동자, 약자들의 연대’와 같은 요소들은 분명 중요한 사회적 현실을 담고 있음에도 자칫 진부하거나 통속적으로 표현되기 쉽다.
그러나 <우리가 빛이라 상상하는 모든 것>은 과장되거나 뻔한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지 않는다. 또한 흔히 생각하는 발리우드 영화와는 달리 느리고 차분한, 그리고 무엇보다도 몽환적인 작품이었다.
때로 영화를 본다는 행위가 꿈꾸는 것과 유사하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수많은 쇼츠와 릴스에 절여진 뇌를 잠시나마 디톡스하고 싶다면, 이 느릿하고 꿈 같은 영화가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드르렁했다’는 관람평이 많으니, 최소한 숙면은 보장할 것 같다).
©영화 <우리가 빛이라 상상하는 모든 것> 포스터
서머싯 몸의 소설 <달과 6펜스>는 ‘찰스 스트릭랜드’라는 인물에 대한 이야기다. 그는 주식중개인으로 일하던 중 어느 날 예고도 없이 “그림을 그리고 싶다”라는 편지 하나만 부인에게 남기고 가족 곁을 떠난다. 찰스 스트릭랜드는 죽고 나서 천재 화가라고 불리게 되고, 직업이 작가인 ‘작중 화자’는 그에 대한 과거 회상(책 전반부)과 찰스 주변인들의 증언(책 후반부)을 바탕으로 찰스 스트릭랜드의 이야기를 전개해나간다. 서머싯 몸은 이러한 화법을 채택함으로써 찰스 스트릭랜드를 1인칭 화자로 설정할 때보다 그의 정신세계에 대한 신비스러움을 더욱 강조했고, 작중 화자는 “나는 그림을 그리고 싶소”라며 훌쩍 떠나버린 찰스 스트릭랜드라는 인물의 기행과 정신세계를 독자와 함께 탐구해나가면서 ‘예술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자연스레 떠올리고 스스로 답을 찾도록 안내한다.
이 책을 읽다 보면, 가슴속에서 무언가 ‘꿈틀’거리는 느낌이 든다. 찰스 스트릭랜드는 ‘무엇’에 홀렸길래, ‘그림을 그려야만 한다’는 꿈 같은 이유만으로 가족마저 매몰차게 떠나버렸을까. 그는 무엇을 그리고 싶었던 걸까. 아직은 언어로 표현할 수 없지만, 누구에게나 그러한 ‘내면 안에 꿈틀거리는 미지의 세계를 드러내고 싶은 표현의 욕구’가 있지 않을까 싶었다. 민음사판 작품 해설을 참고해 보면 이 책은 출판 당시(1919년)에도 많은 독자들에게 비슷한 감화를 선사했던 것 같다. 이 책이 젊은 세대에게 영혼과 순진의 세계에 대한 동경을 불러일으켰다고 하기 때문이다.
이 책의 독후감을 쓰는 것은 꽤 어려운 일이었다. 전체적인 이야기의 구조, 인물(찰스 스트릭랜드) 해석, 작품의 모티브(폴 고갱), 예술(찰스 스트릭랜드의 삶과 그의 그림)에 대한 묘사 등 작품의 다양한 요소 중에서 어떤 것을 주제로 삼아도 마음에 들지 않았고, 그러한 내용은 정작 이 책의 중요한 핵심을 비껴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나에게는 이 책이 전달하는 어떠한 ‘느낌’이 있고 주변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면서 ‘이래서 이 책을 추천해~’라고 말하고 싶은데, 그 느낌이 무엇인지 마땅한 표현을 찾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우선은 가벼운 마음으로 <달과 6펜스> 독후감을 썼다.
이 책의 중후반에는 ‘구리 탑’이라는 메타포가 등장한다. 사람들이 각자 구리 탑에 갇혀서 살아가는 어떤 세계가 있고, 그들은 서로 신호로써만 교신할 수 있다. 그 신호를 다른 이에게 전하려고 애쓰지만, 그 신호는 공통된 의미 가치를 지니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그렇게 서로의 신호에 담긴 뜻은 모호해지고 서로 불확실하게만 소통할 수밖에 없어 사람들은 결국 나란히 외롭게 살아갈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찰스 스트릭랜드가 최종 정착했던 남태평양 타히티의 외딴 지역보다 더 깊고 먼 듯한 구리 탑 세계에서 신호를 보내본다. 언젠가, 이 책으로 ‘예술’이라는 행위보다는, 그 이면에 담긴 고뇌와 고통에 대해서, 그 어찌할 수 없는 미지의 세계에 대해서 하루종일 떠들 수 있는, 어딘가 또 다른 독자가 와주십사 기다리면서. 그날이 오면 참 재밌지 않을까. 그날 이후에 이 책을 다시 읽는다면, 그때가 되면 이 책을 온전히 설명할 수 있을까.
©민음사 <달과 6펜스>
“김청수 님 안녕하세요. 2011년 대한적십자 기관을 통해 조혈모세포 기증 희망 등록해 주신 바에 따라 연락드립니다.”
살면서 한 번쯤 누군가의 생명을 살리는 일(가령 심폐소생술로 누군가를 살리는)을 해보는 것은 나의 오랜 버킷리스트였다. 그래서 15년 만에 조혈모세포 기증 제안이 왔을 때 감사한 마음으로 기꺼이 응했다. 담당 코디네이터가 검진부터 입원까지 모든 절차를 꼼꼼히 챙겨주었다. 검사나 입원에 필요한 모든 비용도 기관에서 전액 부담해 금전적인 부담도 없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기증자에게 모든 과정이 맞춰진다는 점이다. 기증 3일 전부터 매일 맞아야 하는 조혈모세포 촉진제 주사는 담당 간호사가 회사나 집으로 직접 방문해서 놓아준다.
혹시 ‘골수이식’ 하면 예전 TV 드라마에서 보던 팔뚝만 한 주사를 척추에 찔러 뽑는 장면이 떠오를지도 모르겠다. 이제는 의료 기술의 발전으로 그러한 골수 천공술이 아닌 성분헌혈 방식으로 진행된다. 덕분에 생각보다 훨씬 간단하고 안전하게 기증할 수 있다. 4시간 정도 헌혈하듯이 기증하면 된다.
기증 후 알게 된 사실은, 수증자가 남은 일생을 나의 피로 살아가게 된다는 것이었다. 놀랍게도 그분의 혈액형마저 나와 같아진다고 하니 단순히 혈액을 나눈 것을 넘어, 하늘이 맺어준 또 하나의 혈육이 되는 것 같아 벅찬 감동이 밀려왔다.
“나는 생각보다 쓸모 있는 사람이었구나”
조혈모세포 기증은 나에게 사람을 살리는 일에 기여했다는 보람과 자부심을 주었다. 그리고 이전보다 나와 타인을 더욱 사랑하고, 충만한 삶을 살 수 있게 해주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6천 명이 넘는 백혈병 환우분들이 간절히 기증을 기다리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연간 기증 건수는 300여 건에 불과하다. 예보 가족 여러분의 따뜻한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 당신의 작은 용기가 누군가에겐 새로운 삶이 될 수 있다.
바야흐로 AI시대가 도래하여 최신 스마트폰도 이제는 AI를 강조한다. AI까진 아니더라도 현대인의 필수품이 된 스마트폰. 하지만 정말로 ‘스마트’하게 활용하고 있는지? 수많은 앱 사이에서 진짜 도움이 되는 앱을 찾기란 쉽지 않다. 수년간 직접 사용해 보고 검증한 필수 앱을 소개한다.
네이버 캘린더 – 한국형 스마트 캘린더
가격 : 완전 무료
플랫폼 : iOS, Android, PC 웹 지원
네이버 캘린더는 일정 공유에 특화된 무료 앱으로, 팀원들과의 일정 공유가 간편하다. 음력과 공휴일 정보가 정확하고, 모바일과 PC 간 동기화도 뛰어나다. 스티커로 꾸미기 기능이 있어 일정표가 딱딱하지 않고 다이어리처럼 느껴진다. 단, 네이버 계정이 필요하며, 알림 설정을 별도로 조정하지 않으면 주말에도 업무 알림이 울릴 수 있다. 팀 내 일정관리는 자율적 참여가 중요하다.
TickTick – 할 일 관리의 완성체
가격 : 기본 무료, 프리미엄 55,000원/년
플랫폼 : iOS, Android, Windows, Mac, Web
할 일 관리, 습관 트래커, 캘린더 뷰, 포모도로 타이머 등 다양한 기능이 통합된 생산성 앱이다. 자연어 인식으로 일정 입력이 쉬우며, 알림과 맞춤 필터로 업무 우선순위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팀 공유용 네이버 캘린더와 병행해 개인 일정 관리용으로 활용하기 좋다. 그렇지만 프리미엄 기능 제한이 있고,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다. 기능이 많아 처음 사용할 때는 다소 복잡할 수 있다.
vFlat Scan – 문서 스캔의 혁신
가격 : 기본 무료, 프리미엄 월 4,900원
플랫폼 : iOS, Android
AI로 책의 굽은 면을 펴주는 기능이 탁월하며, 자동 스캔, 테두리 인식, OCR 기능까지 제공한다. 무음 촬영도 가능해 조용한 환경에서도 사용하기 좋다. 특히 문서나 책의 주요 내용을 텍스트로 추출하는 데 유용하다. 단, 2페이지 동시 스캔은 무료 사용 시 월 5회로 제한되며, OCR 기능도 일정량 초과 시 추가 결제가 필요하다. 단, 클라우드백업이 아닌 로컬 저장 방식이라 앱 삭제시 자료도 삭제될 수 있다.